[코로나 기획특집] 총균쇠(1)

가치공감연구소 김민 소장 / 기사승인 : 2021-06-30 07: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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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이 오고 난 이후 과거에 베스트셀러였던 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박사의 ‘총균쇠’이다. 한국어로 번역된 책의 분량이 800페이지 가량 된다. 그 많은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인간문명의 발달 정도는 ‘무기를 다룰 줄 아느냐, 바이러스를 다룰 줄 아느냐, 금속을 다룰 줄 아느냐’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바로 ‘총.균.쇠’이다.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박사는 우리 나이로 따지면 80대 중반의 학자이다. 그는 특정 분야가 아닌 수많은 분야에 많은 학위를 가지고 지금도 왕성한 학계활동을 하는 인물이다. 또한 여러 외국어에서 능통하며 한국어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몇 해 전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인은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로 천재이다’라며 한국어의 우수성을 극찬하기도 했다. 내용은 이렇다.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 중 인간이 자신이 느끼는 미세한 감정까지도 각각의 단어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바로 한국어라는 이유에서이다. 필자는 말을 업으로 하는 통역사이다. 이런 입장에서 볼 때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분명 한국어도 어느 수준 이상 터득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과거의 베스트셀러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이 ‘총균쇠’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수백 년 전 스페인의 피사로 장군이 이끄는 168명의 군대가 잉카제국 지금의 남미 칠레에 쳐들어간다. 막상 가보니 아타우알파 황제가 이끄는 80,000만 명의 원주민들과 대립하게 되는데 가만 보니 그 원주민들은 비무장 상태로 마당을 쓸면서 전진했다고 한다. 이유는 뒤에 자신들의 황제가 오기 때문이었다. 

 

스페인 군대는 완전무장을 한 반명 잉카의 원주민들은 전쟁을 치를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였다. 그리고 바로 총성이 울린다. 바로 168명의 스페인 군대가 사격을 시작한 것이다. 일순간 잉카의 원주민 4,000명이 학살되고 당시 문헌에 의하면 만일 밤이 오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경우 잉카의 원주민 전원이 학살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168명의 유럽군대는 총칼과 갑옷으로 무장했고 반면에 잉카의 원주민들은 비무장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럽인들은 이미 오래전 조상 때부터 농업에 종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도구를 만들었고, 농업에는 여러 사람들이 협업을 해야 했기에 분업이 이루어졌고 그렇게 수확된 농산물들을 저장하고 계산하고 배분하기 위해 숫자와 문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미 문자도 만들어졌으며 그로 인해 데이터를 활용할 정도로 문명이 발달해 있었다. 반면에 잉카의 원주민들은 농사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무기나 금속도 사용을 못 했으며 문자와 숫자도 없었다고 한다. 문명의 발달이 상대적으로 비교의 대상이 될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유럽인들은 고작 168명의 숫자로 80,000명을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즉 모든 문명의 시작과 발달은 농업의 발달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유럽군대는 소수의 인원으로 다수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전투가 끝난 이후 유럽인들이 궁극적으로 잉카제국 원주민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기를 앞세워 제압한 인원은 4,000명이었지만 80,000명 대부분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인들의 몸속에 있는 균에 의해서였다. 유럽인들은 이미 오랜 세월 농업에 종사했기 때문에 여러 가축을 길렀고 그 가축들로부터 여러 균에 전염되었다가 항체에 의해 면역성이 생겼는데 반면 잉카인들은 농업에 종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축을 길러본 경험도 없었고 세균에 노출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유럽인들이 지니고 있는 그 균에 의해 80,000명 중 95%가 사망했다고 한다. 결국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위력은 무기보다도 더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 가치공감연구소 김민 소장(동시통역사, 시사평론가, 칼럼니스트, 인문학 강사)

 

가치공감연구소장 김민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다. 그는 동시통역사, 시사평론가, 칼럼니스트 그리고 인문학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가 하는 일들이 유난히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일이기에 ‘세상의 좋은 많은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가치공감연구소를 설립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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