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획특집] 총균쇠(2)

가치공감연구소 김민 소장 / 기사승인 : 2021-07-09 14: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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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제국을 점령한 168명의 유럽 스페인 군대가 당시 95%의 잉카제국 원주민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 군대의 몸속에 있는 세균 때문이었다. 당시 유럽인들은 이미 오랜 세월 농사로 많은 가축들을 키웠기 때문이다. 농사에 필요한 가축들은 흔히 소, 돼지, 닭, 개 등인데 소로부터 전염되는 홍역, 결핵, 천연두가 있었고, 돼지로부터 인플루엔자, 백일해가 있었고, 닭으로부터 인플루엔자, 열대열말라리아가 있었고, 개로부터 백일해가 있었다. 역시 오랜 세월 농사를 지은 유럽인들은 이미 많은 세균에 감염되었던 경험에 의해 몸속에 항체가 있었지만, 농사를 짓지 않았던 잉카인들은 농사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가축 또한 기르지 않았다. 고작 낙타 비슷한 ‘라마’라는 가축뿐이었기 때문에 항체가 없던 잉카인들은 유럽인들의 몸속에 있던 세균에 의해 거의 전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균이나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의 위력은 무기보다도 더 강력한 셈이다.

 


 

그럼 당시 유럽인들은 어떻게 그 많은 ‘세균’ 및 ‘바이러스’의 항체를 가지고 있었을까? 앞서 언급했지만 바로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의 문명이 전반적으로 발달해 있었던 이유도 역시 오랜 세월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다. 요즘이야 ‘드론’이나 ‘농기계’의 발달로 농사를 지을 때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과거의 농업방식은 대부분이 인력과 가축에 의존했기 때문에 유럽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곳에 정착해 살아왔다. ‘농사’를 짓기 위해 한곳에 정착하다보면 인구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일들은 나누어 해왔기 때문에 분업에 의해 전반적인 문명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사실상 어느 문명이든 문자가 발달하게 된 계기도 이런 농사물을 수확하면 그것을 저장하고 계산하고 배분하기 위해서 문자가 발명 내지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총’이라는 ‘무기’, ‘가축’에 의해 ‘균’, ’농기구‘를 만들다 보니 ’쇠‘라는 금속의 발달 때문에 ’총.균.쇠‘가 전반적으로 발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대부분 농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한 곳에서 어떤 농산물이 수확이 잘 될 경우 ‘횡’으로만 이동하면 수백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도 기후 및 토양, 밤낮의 시간차가 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 농업의 확산이 아주 쉽게 된다. 반면에 ‘종’으로 이동하게 되면 불과 수십수백 킬로미터만 이동해도 위도가 다르고 기후, 식생, 토양 등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농업의 확산이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대개 지금까지도 문명이 발달했거나 소위 선진국들을 보면 지리적으로 ‘횡’으로 분포된 ‘유럽’ 국가들이 잘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에 남아프리카 같은 경우 지리적인 구조가 ‘종’으로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농업’의 확산이 어려워 아직까지도 상대적인 후진국으로 분류되어 있다. 

 


 

‘총.균.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의 ‘총.균.쇠’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문명의 흥망성쇠는 인종의 차별성이 아니라 ‘지리적인 여건’에 의해 차이가 난다는 셈이다. 즉 대륙 자체가 가로로 발달된 지역은 ‘농업의 확산’에 최적화된 입지이기 때문에 모든 문명의 발달을 가져왔고, 세로로 발달된 대륙의 경우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농업의 확산’이 쉽지 않아 문명의 발달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가 ‘총.균.쇠’에서 주장하는 문명의 발달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환경결정론’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류문명의 발달은 지리적인 조건에서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 가치공감연구소 김민 소장(동시통역사, 시사평론가, 칼럼니스트, 인문학 강사) 가치공감연구소장 김민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다. 그는 동시통역사, 시사평론가, 칼럼니스트 그리고 인문학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가 하는 일들이 유난히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일이기에 ‘세상의 좋은 많은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가치공감연구소를 설립했다고 한다. 현재 그는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 강연’으로 시민, 단체, 공공기관, 기업체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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